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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경지식) 양적완화와 외환규제 3종 세트

by Warm-heart 2013. 4. 19.

<시사경제 19> 양적완화와 외환규제 3종 세트

2013/02/06

 

선진국들 마구잡이 돈 풀기로 신흥국 경제 '몸살'

양적완화와 출구전략

 

김중수 한국은행 총재가 선진국의 통화정책 완화기조가 바뀔 가능성에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김 총재는 18일 열린 금융협의회에서금융위기가 더 악화한다고 보기 어려우며 양적완화 정책으로부터의 대응책이 나올 가능성이 있다출구전략을 처음 언급했다.

 

- 119일 한국경제신문

 

☞ 선진국들의 무차별적 돈 풀기로 신흥국 경제가 몸살을 앓고 있다. 한국도 미국 일본 유럽 등 선진국 통화완화 정책의 큰 피해국이 될 가능성이 농후하다. 선진국들의 양적완화 정책은 정책을 실시할 때는 물론 정책을 종료할 때도 다른 나라들의 경제를 교란시킬 것으로 우려된다.

 

양적완화 정책(Quantitative easing)은 중앙은행이 발권력을 동원, 돈을 찍어내 시중에 직접 공급하는 정책을 뜻한다. 기준금리가 제로 금리에 근접해 기준금리 인하만으로는 경기부양 효과를 기대할 수 없을 때 사용된다. 시중 통화량이 늘어나면 소비나 투자를 부추길 수 있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ed) 2008년 금융위기 이후 벌써 세 차례 양적완화 정책을 시행하고 있다. 일본도 아베 신조 총리 취임 이후 경기부양을 목적으로 무제한 돈 풀기를 선언했다.

 

양적완화 정책은 다른 나라 경제에 크게 두 가지 측면에서 영향을 미친다. 첫째는 통화가치의 변화다. 양적완화로 풀린 돈이 상대적으로 높은 금리나 투자대상을 좇아 신흥국 등으로 물밀 듯 흘러들어가면서 해당 국의 통화가치를 끌어올린다(환율 하락). 반면 선진국 통화가치는 통화 공급 확대로 약세를 띠게 된다. 이렇게 되면 신흥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떨어지고 반대로 선진국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은 높아진다. 아베 정부의 무차별적 엔화 풀기로 엔화 가치가 급격히 떨어져 해외 시장에서 한국산 상품을 위협하고, 한국 관광 일본인들이 급감한 게 그 대표적 사례다.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춰 이웃나라가 거지가 되든 말든 자기 나라만 살고보자는 전략이다.

 

둘째는 신흥국에 유입된 선진국 자금은 신흥국 자산시장에 영향을 미치고 나라경제를 교란시킬 수 있다. 주식이나 부동산 시장에 외국의 뭉칫돈이 드나듦으로써 시장의 변동성을 높이는 것이다.

 

특히 양적완화 정책이 종료돼 외국 자본이 신흥국에서 한꺼번에 빠져나갈 경우 신흥국으로선 상당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 외국 자본의 유입이 갑자기 멈추고 거꾸로 대규모 유출로 돌아서는 순간을서든 스톱’(sudden stop)이라고 한다. ‘서든 스톱은 외환보유액 등이 충분치 않을 경우 한 나라 경제를 위기에 빠트릴 수도 있다. 실제로 2008년 리먼브러더스 파산 이후 전 세계 금융기관들이 일제히 자금 회수에 나서면서 국내 금융시장은 극심한 달러 고갈로 위기 직전까지 몰린 적이 있다.

 

외국인들의 한국 증시 투자는 지난해 12월 말 현재 상장 주식 4116000억원, 상장 채권 91조원 등 총 5026000억원에 달하고 있다. 선진국의 양적완화 종료로 선진국들의 투자환경이 좋아져 이 자금 중 일부만 빠져나가더라도 우리 경제는 독감에 걸릴 가능성이 있다.

 

김중수 한은 총재가 선진국 양적완화에 따른 대비책(출구전략)이 필요하다고 시사한 것은 선진국의 양적완화로 원화가치 급등을 우려하는 지금과는 정반대로 조만간 급격한 외화유출 사태가 올 수도 있다는 뜻으로 풀이할 수 있다.

 

정부와 한은은 지난해부터 선물환포지션 제도, 외국인 채권투자 과세, 외환건전성 부담금 부과 등 이른바외환건전성 3종세트강화 조치와 함께 추가적인 외국인 자금 유출입 규제 대책을 검토해 왔으나 아직 구체적 방안은 결정하지 못하고 있다. 엔화 약세는 우리 경제의 치명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원화 가치 안정을 위한 정부의 조치가 시급한 시점이다. - 강현철 한국경제신문 연구위원 hc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