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KT&G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2010~2011)/Art Square Gallery

<기획포스팅 No.1> 10. 03. 02 KT&G 상상마당 - 늙은 어린이집

by Warm-heart 2010. 3. 3.



키덜트. 피터팬 증후군...
어른은 애가 되고 애들은 어른을 흉내내는 세상
누가 어른이고, 누가 어린이인가..
어른과 어린이를 경계짓는 기준은 무엇일까
이런 불안하고 무책임하고 게으르고 애매모호한 사회를
이도저도 아닌 불안한 잡동사니로 가득한 '늙은 어린이집'이라는 공간을 통해 비유해 본다.

- 작가노트 中-


 '늙은 어린이집' 전시회에 오게 된 것은 그리 거창한 이유에서 기인한 것은 아니었다. 전역을 하고 복학을 하게 되면서 좀 더 넓은 세상을 경험해보고 싶었고, 나와 다른 경험을 가진 친구들과 소통하고 싶었으며, 어느 곳에 소속되어 책임감을 가지고 행동하고 싶다는 생각이 전부였다. 그러던 중 KT&G 상상마당 서포터즈를 선출한다는 게시글을 보게 되었고, 지원을 위해 상상마당에서 주최하는 전시회 '늙은 어린이집'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홍대입구역 5번출구로 나와 서교동사거리까지 걸어와서 우측방향으로 큰길을 따라가다보면 KT&G 상상마당을 발견할 수 있다.... 하지만 2번 혹은 4번 출구로 나와 길 가운데 있는 버스정류장에서 아무 버스나 타면 바로 다음 정거장인 '경남예식장역에서 내린다면 걷는거리를 절반으로 줄일 수 있다. (상상마당은 빨간색 말머리글, A에 위치에 있다)






 KT&G 상상마당 건물 1층에는 '아트스퀘어'가 자리잡고 있다. 이 아트스퀘어 한쪽 구석을 차지하고 있는 전시회가 오늘의 목적인 '늙은 어린이집' 이다.
 
 키덜드? 어린이를 가르키는 Kid와 성인을 뜻하는 Adult가 만나, 몸은 이미 성인이지만 행동이나 취향은 어린이 같은 사람들을 지칭한다. 피터팬 증후군? 성년이 되어서도 사회에 적응할 수 없는 '어린이'같은 남성들을 가르키는 증후군이다. 

 어른들은 점차 아이처럼 되려하고, 아이들은 어른처럼되려 한다. 이전에 지인의 블로그에서 본 '신(God)과의 인터뷰'라는 글이 떠오른다. 이 중 본 글의 내용과 관련 있는 부분만 발췌한다.






I dreamed I had an interview with GOD

나는 신과 인터뷰하는 꿈을 꿨습니다....

"so you would like to interview me?" GOD asked.
"If you have the time," I said.

신이 말했습니다.

"네가 나를 인터뷰 하고 싶다고 했느냐..?"

저는 대답했습니다.

"시간이 있으시다면..,"  

 
GOD smiled.

신이 미소지었습니다

 
"My time is eternity... what questions do you have in mind for me?"

"나의 시간은 영원이다... 무슨 질문을 품고 있느냐..?"

 
"What surprises you most about humankind?"

"사람들을 보실때 어떤것이 가장 신기한지요..?"

  
GOD answered

신이 대답했습니다.

  
"That they get bored with childhood, they rush to grow up,
and then long to be children again."

"어린시절을 지루해 하는 것,

서둘러 자라나길 바라고

다시 어린시절로 돌아가길 갈망하는 것..."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과, 나 그리고 우리 역시 다르지 않다. 잠시 기억을 떠올려 보자. 어린 시절 어른들이 하는 것이라면 무조건적으로 따라하려 했던 우리를. '자라면 너도 할 수 있단다'라는 어머니의 말씀에, 아버지의 말씀에 수긍하지 않으려 한 우리의 모습을. 지금의 우리모습도 크게 다르지 않다. 스무살을 훌쩍 넘긴 20대 중반에 이르러 스스로에게 책임지기를 회피하는 우리. 

 그렇다. 우리는 어려서는 성인이 되기를 갈망하지만, 막상 성인이 되어서는 감당하기 어려운 책임과 의무로 인해 어린시절을 동경한다. '늙은 어린이들'은 작가의 말 처럼 이렇듯 '이런 불안하고 무책임하고 게으르고 애매모호한 사회를 이도저도 아닌 불안한 잡동사니로' 비유한 전시회인 것이다.











 테이블 위에 놓인 작품들은 언뜻 보면 어린아이들이 사용하는 여러가지 물품들을 무질서하게 늘어놓은 것 처럼 보인다. 하지만 자세히 살펴보면 어른이 되기를 간절히 바라는 어린아이들의 모습을 발견 할 수 있다. 어머니가 쓰실 법한 화장품들과 종이위에 쓰여진 글들은 마치 투정처럼 보인다.








 각종 펀드 및 주가항목들이 나와있는 신문 경제면을 바탕으로 그려진 어린아이들이 그린듯한 그림이다. 위쪽 그림은 주가지수가 오르고 있을 당시 신문으로 제목은 '코스피가 무지개', 아래쪽은 주가지수가 떨어지고 있는 신문으로 제목은 '코스피가 주륵주륵'이다. 처음 이 작품을 접했을 때는 주가의 오르고 내림에 따라 희비가 엇갈리는 우리의 모습을 바라본 아이들의 시선을 표현한 작품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포스팅을 하며 다시 살펴보니 스스로의 해석이 전시회 주제와 조금 엇나간 듯하여 확신이 서질 않는다.







 







 
 과연 우리들은 제 나이값을 하고 있을까? 성장하길 혹은 동심을 꿈꾸며 지금 현재 위치에서 해야할 일들을 외면하고 있지는 않을까? 우연히 찾아온 전시회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해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