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트콜라보레이션ㅣ LSD 그리고 윤기원의 Brand Day 속으로! <스크랩>

+ 상상마당 아트콜라보레이션 Brand Day

 [LSD + 윤기원 = 호흡]

  

  ▲ LSD + 윤기원 = 호흡 작품 전시 모습 

 

7월 17일, 상상마당이 주최하는 아트 콜라보레이션의 다섯 번째 브랜드데이, LSD와 윤기원 작가의 콜라보레이션 파티가 상상마당 3층에서 열렸다. 시원하게 쏟아지는 장맛비를 헤치고 상상마당에 모인 사람은 음료수를 마시며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대화를 나누었다. 픽스드 기어 바이크를 취급하는 업체 LSD의 CEO 나영규씨와 팝아티스트 윤기원씨도 물론 이 무리에 섞여있었다. '저기.. 잠깐 시간 좀..' 쭈뼛쭈뼛 다가가 그들에게 들어본 그들의 작업과 상상마당 아트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에 대한 몇 가지. 지금 부터 7월 17일 겪은 Brand Day와 사람들에 대한 나의 보고및 감상을 아래와 같이 인터뷰로 갈음한다.

 

 

"안전하게, 그리고 예의 바르게 라이딩할 때, 진정한 픽시의 신세계는 열린다."

- LSD 나영규씨 인터뷰

 

 

▲ LSD 나영규씨 Photo by 상상마당

 

Q. LSD는 픽시, 즉 픽스드 기어 바이크를 만들고 판매하잖아요. 정확히 어떤 건가요? 소개좀 해주세요.

A. 일반 자전거는 프리라고 해서 페달을 쉴 수 있지만 픽스드 기어바이크 즉 고정기어 자전거는 계속 페달링을 해야만 갈 수 있는 자전거를 말해요. 저희는 그러한 자전거를 취급하는 핸드메이드 작업 회삽니다. 가지고 있던 자전거를 가져오셔도 작업해드리구요. 내년 부터는 양산품 모델도 낼 생각이에요. 픽스드 기어 바이크가 가격대가 좀 높아서 보통은 20대 중, 후반이 많이 애용하죠. 요즘엔 보급형이 많아지면서 고등학생부터 나이 있으신 분들까지 유저의 범위가 더 넓어졌어요. 가격대는 100만원 후반에서 200만원 안팎 정도고 싸게는 30만원대 까지도 있습니다.

 

Q. (다른 건 다 제치고) 페달을 쉴 수 없다구요?!!!!!!! 엇 그럼 많이 힘들겠네요?

A. 그렇지도 않아요. 일반 자전거처럼 기어 세팅을 하면 괜찮아요. 오르막 갈때는 좀 무리가 있죠. 원래는 브레이크도 없고 페달링으로 브레이크를 대신하는 스킬을 배워야 해요. 그 전에는 위험하기 때문에 브레이크를 달고 다녀야 하구요. 처음에 어떻게 배우는지가 중요해요. 도로로 나가는 픽시 라이더들이 '위험하다'라는 평가를 받고 있고, 실제로도 이런 상황에 처하는 이유는 물론 우리나라 도로 사정이 자전거를 타는 사람들을 배려하지 않는 것도 있지만 라이더가 픽시를 잘 다루지 못해서이기도 하죠. 잘 배워서, 그리고 다른 라이더들과의 운전 예절을 지켜가면서 탄다면 전혀 위험하지 않습니다. 지난 번에 뉴욕에서 온 크루들과 자전거를 탈 때 어린 친구가 앞에서 가고 계시던 다른 라이더들을 추월하면서 질주를 하더라구요. 그래서 나중에 맥주 한 잔 하면서 그러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이야기를 했죠. 자전거 운전도 질서와 예의가 필요하니까요.

 

Q. 맞아요. 요즘은 도로에서도 자전거 진짜 많이 타더라구요. LSD의 자전거 처럼 개성있는 바이크들이 눈에 띄기 시작한 것은 1년도 채 되지 않은 것 같아요. 이 짧은 시간에 젊은이들 사이에서 일어난 선풍적인 인기의 원인은 뭘까요?

A. 국내 픽스드 기어 바이크는 시작한지 고작 2년 밖에 되지 않았어요. 저는 원래 의류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사업차 일본 시부야에 갔다가 거리 풍경을 보고 놀랐어요. 정말 번화하고 사람도 많은 거리인데 차가 눈에 띄질 않는 거에요. 대신 자전거를 타는 사람이 많더라구요. 이처럼 선진국은 다양한 자전거 문화가 일반적이지만 우리는 선수나 동호회 사람들 위주로 자전거를 타왔어요. 요즘에는 나라에서도 후원을 많이 해서 자전거 도로도 많이 생겼고, 사람들이 점점 개성을 추구하면서 픽시의 스타일리쉬한 면모가 인기를 끄는것 같아요. 일하면서 운동할 시간이 없을 때, 출퇴근하면서 운동할 수 있다는 실용적인 점도 있고. 일본은 법적으로 본인 명의의 전용 주차장이 없으면 차를 살 수 없어요. 우리나라 사람들은 집이 없어도 차를 먼저 사는 사람 많잖아요.(저도 그랬고) 앞으로 자전거 문화가 더 발전한다면 교통체증이나 환경문제에도 도움이 될거에요.

 

Q. 윤기원 작가와 콜라보레이션을 하셨잖아요. 어떤 점이 LSD와 맞는다고 생각하세요?

A. 팝아트라는게- 픽시도 경륜 자전거에서 시작해서 거기에 젊은 친구들이 감각적인 컬러를 입혀서 새로운 문화가 만들어진 거거든요. 윤기원 작가님 작품들은 모두 색감이 강하고 매치가 잘 되어있어요. 이런 색감이 LSD의 감성과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사실 저희 자체적으로 콜라보레이션 비슷한 작업들을 많이 해왔어요. 앞으로도 좋은 기회와 아이템이 있으면 어떤 브랜드와도 작업을 하고 싶구요. 이번 상상마당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에 전시된 작품은, 작업을 시작한 우리 LSD의 4명의 멤버 얼굴이 들어간- 굉장히 의미가 있는 작품이에요. 그래서 판매보다는 샵에 전시를 하려 합니다.

 

Q. 마지막으로, 약간 엉뚱한 질문인데요- 아트 콜라보레이션이라는게 일종의 '더하기'잖아요. 우리가 살아가는 일상에도 역시 여러가지 더하기가 있을 텐데 그 '더하기'라는 건 뭐라고 생각하세요?

A. 시너지. 두 개체가 합해서 그 이상의 효과를 내는 것이 더하기라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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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작업을, 자신감을 가지고 이어간다면, 그에게 예술성과 상업성은 두 마리 토끼가 아니다."

- 아티스트 윤기원씨 인터뷰

 

 

▲ 아티스트 윤기원씨 Photo by 상상마당

 

Q. 반갑습니다, 작가님. 오기 전에 포트폴리오를 봤는데 주로 얼굴을 그리시더라구요. 얼굴에 무슨 사연이라도?

A. 그림 배우기 전부터 연예인들 책받침(특히 왕조현!) 보고 그리는 거 좋아했어요. 내가 나무나 컵을 그리면 잘 그렸는지 못 그렸는지 잘 모르지만 사람을 그리면 어떤 사람도 나의 그림 실력이 어떤지 바로 알 수 있잖아요. 인물이 일반인이 접근 하기에 매우 쉬운 장르이기도 하고. 그래서 인물 그리기에 매력을 느끼게 됐어요. 그림에서 중요한 건 소통이라고 생각해요. 그래서 내 주변 사람들과의 만남을 표현하는데 얼굴을 그리는 걸 선택했죠. 처음엔 여자친구만 그렸어요. 그런데 헤어지면.. 참 곤란해서 허허- 친구들도 그리기 시작했죠. 친구들도 나에게 영향을 주고 나도 그들에게 영향을 주는, 일방적인 바라보기가 아닌 쌍방 통행, 다시 말해 소통이 존재하니까요.

 

Q. 색감이 참 알록달록해요. 사람들 얼굴 색도.. 갈색, 검은색, 핑크색등등 다양하네요. 음..외국인 친구가 많으신건가요?

A. 색이라는게 그런거 같아요. 일반적인 색들 있잖아요. 한국인은 어떻고 흑인은 어떻고. 근데 우리가 하늘을 보더라도 하늘색은 아니잖아요. 맑을 때, 우중충할 , 해질녘…. 그런 느낌과 분위기의 색이 있다고 생각하요. 저는 그 때 그 때 내 기분에 따라서, 내가 그 사람에 대해 아는 것에 따라서 표현을 해요. 즐겁고 유쾌한 분위기를 표현하려다보니 알록달록하게 튀는 색을 쓰게 됐구요. 제가 그리는 사람들 얼굴색이 이렇게 다양하다보니까 에피소드도 있어요. 예전에 이태원에서 전시를 하는데 외국인이 지나가다가 '여자친구가 많으시다. 외국인도 있고..'라고 하는 거에요. 사실은 모두 한 명을 그린 거였는데. 

 

Q.  LSD와의 아트 콜라보레이션 '호흡'. 어떠세요? 만족하시나요?

A. 잘 모르는 친구들을 그린 거는.... 처음은 아니지만 제가 잘 안하는 부분이에요. 캔버스가 아닌 다른 매체에-그것도 동그란- 작업을 하는 것도 그렇고. LSD측에서 제가 작품을 만들 수 있도록 자전거 바퀴에 밑작업을 해서 주셨고 저도 보내주신 자료로 공부를 하고 LSD 분들을 점점 알게 됐어요. 이런 과정에서 생겨나는 사람들 간의 호흡을 네 바퀴에 나누어 표현해 봤어요. 그림이란게 생각하는 것과 만들어지는 게 다를 수 있는데, 여기에 전시된 완성품을 보니 생각 이상으로 마음에 드네요. 잘 된것 같아요.

 

Q. 예술과 상업성, 언제나 논쟁거리가 되는 이 두 가지 사이 어디쯤에 아트 콜라보레이션은 서 있잖아요. 작가로서 아트 콜라보레이션에 대한 견해는 어떠하신지요.

A. 제작업이 팝적이라 콜라보레이션 제의는 계속 있었어요. 그런데 실제로 성사되기는 힘들더라구요. 콜라보레이션을 하는 주체인 작가와 기업간의 의식이나 제도가 아직 제대로 자리잡지 않은 것 같아요. 특히 콜라보레이션을 추진하고 마케팅하고 매칭하는 중간의 매개 부분이 너무 약해요. 아트콜라보레이션을 매칭하고 제작부터 마케팅까지 전문적으로 관리하는 체계가 전혀 없죠. 그래서 오히려 가격이며 마케팅이며 애매해지는 거에요. 아트 상품이 작품인지 상품인지 정체성을 갖지 못하고 어정쩡하니까 구매자들에게 어필을 못하는거죠.

  작가들 역시 작업과 생계 사이에서 고민할 때가 있어요. 그러나, 예술가도 엄연히 하나의 직업이고 적자생존의 현장이에요. 여기에서 사고가 깨어있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죠. 요즘은 문화에 대한 의식이 점차 높아져서 그림을 사는 사람들도 늘어나고 있어요. 그러니 예술과 상업을 두 마리 토끼로 분리하려고만 하지말고, 즉- 예술은 한다고 상업성을 버려야 한다거나, 돈에 그림이 휘둘리는게 아니라 그 둘을 한 마리 토끼로 봐야한다고 생각해요. 좋은 작업을 적극적으로 해 나가면 당연히 그 작품을 봐주는 사람이 있으니까요. 내가 계속 살아남아야 예술도 할 수 있어요. 예술도, 삶도 오픈마인드를 가지고 스스로 개척해 나가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질문입니다. 아트콜라보레이션이란게 단순하게 보면 예술과 상품의 더하기잖아요. 작품도 역시 더하기, 빼기와 같은 사고의 과정을 거치기도 하구요. 작가님께 더하기란 어떤 의미인가요?

A. 1+1=2가 되어야 하는 것이죠. 순수하게 더하기가 되어야 해요. 더해서 10이나 30이 되는 건 정말 대단한 일이겠지만 마이너스가 되는 일도 실은 비일비재 하거든요. 더하기를 하는 두 주체가 서로 잘 맞아 떨어져 새로운 것을 만들어 내는 것. 이렇게 잘 나온 콜라보레이션은 전문가가 아니라 어린이가 봐도 알 수 있는 명확하고 쉬운것이라고 생각해요. 더하기 처럼.

 

 

▲ 상상마당 아트콜라보레이션 프로젝트 LSD 그리고 윤기원의 작업 '호흡' 브랜드데이 모습

  할 이야기가 많았던 듯 하다. 짧고 어설픈 질문에도 그들은 자신들이 가지고 있는 많은 이야기들을 조목조목 풀어냈다. 인터뷰를 마치고 한 동안 사람들이 모여 쾌활하게 대화하는 모습을 바라봤다. 아트콜라보레이션. 길다란 이름처럼 거창한 것만은 아니라는 생각이 든다. 사랑엔 나이도 국경도 없다는 이 시대에, 예술과 상업이 사랑을 나눌 수 있 가능성 또한 당연히 보장된 것 아니겠는가. 그저 이 어울릴 것 같지 않던, 누군가는 혀를 차며 걱정하던 연애를 통해 내 일상이 조금 더 풍부해지고 흥미로워질 수 있다면- 그것이 아트콜라보레이션의 전부라해도 나는 이 만남에 흔쾌히 고개를 끄덕일 것이다. 가방속에 수건과 신발 한 켤레를 넣고 슬리퍼를 발에 끼운채 홍대로 진격할 때에는 과연 어떤 사람들을 만나게 될지 약간 걱정이 됐지만, 이 날 만난 사람들 덕에 아트콜라보레이션의 세계를 조금 편하게 볼 수 있게 됐다. 남은 기간동안 더더욱 흥미로운 만남들이 이어지기를.

 

 

※ 인터뷰에 응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글 /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박윤선

사진 / 상상마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