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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T&G 상상마당 서포터즈 2기 (2010~2011)/Gallery

상상마당 - 2F 갤러리, 접힘과 펼침의 도서관이 갖는 의미는?

by Warm-heart 2010. 8. 6.

Bibliotheque : 접힘과 펼침의 도서관
 
 
 

 

 

 

Biblliotheque. 발음대로 읽으면 ‘비블리오테크’로, 불어로 ‘도서관’이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우리가 살아가고 있는 이 사회에서 도서관은 매우 긍정적인 의미를 가진다. 어린 시절부터 부모님, 혹은 학교의 권유로 도서관을 이용하게 되며, 이는 성인이 될 때까지 바람직한 하나의 사회활동으로써 인정받는다. 하지만 우리는 수 년, 길게는 수 십 년 동안 도서관을 이용하며, 도서관에 있는 책 즉 ‘자료’에 대해서만 의의를 둘 뿐, 도서관이라는 하나의 공간이 가지는 의미에는 관심을 두지 않았다.

 

  

‘도서관’이라는 공간은 어떠한 의미를 갖는가?

 

 

 

이에 대한 답을 내기 위해서는 18세기 중엽이라는 특정 시점 이전과 이후의 예술에 대한 이해가 있어야 한다. 18세기 중엽 이전 ‘예술’ 범위를 좁혀 말한다면 ‘미술’은 한 마디로 왕족과 귀족을 포함한 사회 지배계층의 전유물이라고 할 수 있다. 하지만 18세기 영국에서 시작된 산업혁명 이후 사회 지배계층은 그들의 ‘예술’이라는 열매를 사회 구성원의 대다수를 차지하는 평민계층과 나눌 수 밖에 없게 되었다. 이를 통해 과거 특권계층의 입맛에 맞게 재단되던 ‘예술’은 특정의 완성된 상태를 의도하는 것이 아닌 창작의 이념이나 과정을 중시하는 ‘개념예술’로 재 탄생하게 되었다. 다시 말해 현대예술 즉 현대미술의 작가는 개인의 텍스트뿐만 아니라 시대적 배경과 사회적 환경 그리고 그들을 둘러싸고 있는 역사와 일상 등을 조합하여 이를 사회로 투영하는 일종의 ‘메신저’ 역할을 떠맡게 되었다. 그리고 이를 사회로 투영하는 수단으로 선택된 것이 ‘전시’이다.

 

 

 

 
 
'전시’와 도서관이 가지는 공간적 의미는 어떠한 상관관계를 가지는 것인가?
 
‘현대미술’이 가지는 생성과 소멸 그리고 보존이라는 근원적인 물음에 대해 KT&G 상상마당은 ‘도서관’이라는 컨셉을 가지고 ‘Bibliotheque : 접힘과 펼침의 도서관’라는 ‘전시’를 통해 그 답을 내어 놓음으로써 ‘전시’와 ‘도서관’이 가지는 공간적 의미를 풀어내었다.
 
 앞서 언급한 것과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은 도서관을 이용하며 도서관 내부에 보관된 ‘자료’에 관심을 둘 뿐 도서관이 가지는 공간성에 대해서는 무관심하다. 시선을 돌려 도서관의 공간을 살펴보면 ‘자료’ 그 자체뿐 아니라 ‘자료’가 생기고 없어지고 그리고 공간에 보존되는 일련의 ‘흐름’이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다시 한번 상상마당 갤러리 2의 공간으로 눈을 돌려보자 이번 전시의 부제인 ‘접힘과 펼침의 도서관’에 대해 생각해보면. 전시 공간 한 편에 마련되어 있는 브로셔(Brochure)에서는 ‘선의 일부가 점이 아닌 것처럼’이라는 표현으로 이를 설명하고 있다. 언뜻 생각하기에 접힘과 펼침은 정반대의 의미일 수 있다. 하지만 책을 접는 행위는 또 다른 책을 펼치기 위한 사전 동작이며 책을 펴는 행위 또한 이후에 그 책을 접기 위한 행위로 볼 수 있다. 따라서 접힘과 펼침은 상반되는 의미가 아니며, 연속되는 행위의 선상에 있는 ‘단계’에 불과한 것이다.

 

 

 

 

 결국 ‘Bibliotheque : 접힘과 펼침의 도서관’은 단순히 ‘도서관이란 무엇인가?’라는 질문 너머, 현 미술계가 당면한 자료로서의 기능과 이것이 전시공간에서 어떠한 역할을 하게 되었는지에 대한 실험의 전시인 것이다.

 

 

 

글> 제 2기 서포터즈 박종서

그림>상상마당